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후기 (스포주의!!!!)
플레이 배경: 나는 2021년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플레이 했었다. 이 게임에 대한 소개가 더 필요할까? "게임 역사상 최고의 게임"이라고 평가받는 그 게임... 2017년에 나온 게임이고, 나는 2018년에 그 게임을 알았으니, 플레이하기까지의 기간이 꽤 길었다고 할 수 있다. 정말 하고 싶었던 게임이었지만 고등학생인 나는 돈이 없어 닌텐도를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유튜브로 플레이 영상이라도 보며 대리만족을 했지만, 그 선택의 치명적인 단점은 스포일러를 피할 수 없다는 것과 게임의 묘미인 '모험'과정을 온전히 체험할 수 없다는 것.. 근데 그 게임이 무서운건 강한 스포일러를 당한 뒤에 플레이했다고 해도, 그 감동까지도 깎인 채로 작품의 세계를 느껴야 한다고 해도 너무 재밌었다는 것이다. 나는 평생 그런 게임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게임 캐릭터를 그렇게 만나고 싶던 적이 없었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그런 게임이었다. 과몰입 유발 게임...
왜 이 이야기를 했냐면 이번에 플레이한 그 후속작은 달랐다. 이번 역시 출시는 2023년에 했으나 여태껏 트레일러랑 전투만 몇 편 보고 일부러 플레이 관련 정보를 아예 보지 않았다, 즉 "젤다 안한 뇌"를 가진 채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이 게임을 위해 큰 마음을 먹어야 했다. 들어가는 돈도 컸지만 "졸업하고 나서 한다는 게 게임이란 말인가? 진짜 백수 되려고 작정했나?"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이유를 만들어가며 게임기를 구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 상태로 진짜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비디오 게임 시리즈보다는 좋아하던 예술 작품을 보고 싶은 마음? 그런 것이었다.
플레이 소감: 개인적으로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가장 마음에 드는 시스템 중 하나가 스크래빌드(무기에 다른 소재를 붙이기)였던 것 같다. 예를 들어 몬스터가 죽으면 나오는 '눈알' 아이템을 화살에 붙이면 화살이 유도미사일처럼 목표물을 때리는 등, 되게 신기한 시스템이었다. 물론 링크의 다른 오른손 능력들도 좋았다. 전작에 쓰던 능력들이랑 겹치는 듯 하면서도 더 확장된 느낌? 그리고 화살 종류도 '나무 화살' 하나만 있지만, 소재로 무엇을 다는가에 따라 전기 화살, 폭탄 화살, 불 화살 등등 마음대로 상황대로 쓸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물론 화살을 얻는 게 좀 어려웠지만..ㅠ
그리고 리토마을에서 같이 '바람의 신전'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러 가게 되는 튤리라는 동료가 나오는데 굉장히 귀여웠다. 나름 전사라고 하지만 아직 아기새라서 막 헥헥 하면서 링크 따라다니는 모습도 귀엽고, 반전 매력으로 활은 또 진짜 잘 쏴서 막 다 맞추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바람의 현자 비석 얻었을 때도 "내가.. 링크를 도와서 싸울 운명이라고..?"라고 살짝 주저하는 모습 보이는 척 하다가 "완전 멋지잖아!!!"라면서 막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 와 진짜 말도 안된다 어떻게 이런 캐릭터 디자인을? 그리고 패러세일 탈 때마다 튤리가 바람 만들어주는데 너무 유용하고 날아다니거나 물 속에 있는 적들도 상대하기 까다로운데 다 요격해주니까 너무 도움 된다. 너무 든든했다.
그리고 전작에서 만났던 조라족 시드 왕자도 다시 만나는데 와 진짜 물고기가 이렇게 잘생겨도 되는건가? 어떻게 저렇게 멋질 수 있나? 그리고 조라마을이 흙탕물 때문에 위태로워지니까 마을이 걱정되는 마음에 링크랑 같이 떠나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도 너무 멋지다. 실제로는 그렇게 호탕한 친구가 말이다! 일단 그 건치 미소부터가 시드 왕자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한다. 근데 물론 시드 능력은 좀 아쉽긴 했다. 보호막이랑 물대포로는 마왕을 쓰러뜨릴 수 없다..ㅠ 그래도 멋지니까 괜찮다! 팔에 달린 지느러미 흔들리는게 신기해서 계속 보게 된다!
그리고 라울이라고 강아지처럼 생긴 하이랄 왕국의 초대 왕이 있는데 그 친구도 진짜 게임을 소름 돋게 하는 큰 역할을 한다. 정말 이 전쟁의 마지막에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자신의 현자들과 함께 봉인전쟁에 참전하기로 결정한 그 심정이 어땠을지 공감이 되면서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 모든 것들이 내가 플레이 하는 링크라는 한 하이랄 용사와 그의 검에 희망이 담겼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것도 정말 링크의 입장에서 보면 진짜 소름 돋는다.. 나를 믿어 주어서 고맙다는 한편 그렇게 강력한 마왕이 나를 죽이려고 힘 모으고 있는데 어떡하지? 이런 마음도 드는데, 결국 마왕 앞에 서고 그 앞에서 '마스터 소드'를 멋들어지게 꺼내 드는 링크.. 너무 뽕이 차오르는 연출이 아닌가? 나는 이런거 너무 좋다!
그리고 인물들 별개로 정말 놀랐던 점도 있는데 게임의 분위기이다. 아니 12세 이용가 게임 치고 진짜 너무 무섭다! 일단 BGM이 한 몫 했다. 특유의 역재생 돌린 느낌의 테마도, 맞으면 최대 HP 깨지는 연출도 그렇고 일부 몬스터들은 강함 약함을 떠나서 아예 생긴 것부터가 무섭다. 게다가 지상 맵과 다르게 지저 맵은 굉장히 어둡고 위험한 느낌이 팍팍 나게 디자인 되어 있지만 강해지기 위해선 꼭 가야 하기 때문에 모험심과 공포심을 잘 배치해서 게임 깊이를 되게 높인 것 같다! 이래야 모험 게임이지! 자주 가다보면 지저 돌아다니는 것도 재밌다! 인생도 비슷하리라, 무서워도 자주 가서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최종보스전은 내내 감탄만 나왔다. 위압감도 장난 아니고, 무엇보다 연출이 진짜 소릅돋는다. 일단 "하이랄성의 지저 최심부"로 가는 과정도 그렇고 BGM도 살벌하고 마지막까지 예상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전작 보스전 생각했었는데 이번 보스전이 개인적으로 더 통캐하고 멋있었다! "와 이게 용사지!" "헉 큰일났다 어떻게 하지..??" "와! 진짜 고마워!!" "헐 망했다..!!" 등등,, 희비를 오가게 하는 연출도 마지막의 감동에 한 몫 했던 것 같다.
여튼 마무리 하며,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과 함께 했던 내 4주는 취준기간이라는 삭막할 수 있는 사막 같은 시간에서 재밌는 놀이터가 되었다. 쇼츠나 릴스와 같은 짧고 싼 오락들로 없앨 수 있는 시간 대신 이런 텀이 긴 프로젝트형 오락으로 없앤다면 그것은 더이상 낭비가 아닌 것으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하나의 좋은, 아름다운, 멋진 용사의 이야기를 얻어간다고 생각한다.
대림절은 영어로 Advent인데, 모험을 뜻하는 'Adventure'도 같은 어근에서 왔다. 아직 충분히 평화롭지도 않고 충분히 행복하지도 않은 삶이고 세상이지만 그래도 마치 그리스도가 오심을 믿고 기다리듯이, 그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바라고 믿고 움직이는 것이 모험! 무서운 지저를 모험하는 용사 링크처럼 나도 취준이라고 쓰고 공백기라고 읽는 이 기간을 나름대로의 모험으로 가득 채워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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